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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zi`s personal blog


공부, 이론, 실습 그리고 생각


국내 대학에도 유니콘이 나올 수 있을까?

고착화 된 대학 서열

서연고 서성한 중경외시 라는 대학 서열은 이제는 고착화 되어 깰 수 없는 바위와 같다. 그 안에서 조금씩 차이가 있고, 학과, 전공 별 차이가 있지만 이 순서가 틀렸다 라고 주장하긴 어려울 것이다.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의 입학생은 점점 줄어들 것이고, 이제 각 대학은 더 높이 올라가기 위한 노력보다는 버티기에 들어갔다. 그도 그럴것이 교육부에서는 매년 부실대학을 지정하고 있고, 해당 대학들에 대한 지원을 끊고 있다. 벚꽃 피는 순서대로 망한다 는 말이 현실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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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는 곧 기회

하지만 거꾸로 생각해보면 기존 대학들이 버티기에 돌입한 지금이 토스, 쿠팡과 같은 유니콘 대학이 나올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대학에도 토스와 같은 유니콘이 나와 고착화된 대학서열을 깨고, 각 대학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문제들을 해결했으면 좋겠다.

토스는 기존 은행들이 가지고 있던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집중했다. 과거에는 특정 실적을 달성한 고객에게만 제공되던 수수료 문제를 토스는 무료 수수료 전략을 가지고 해결했다. 그리고 복잡한 인증절차를 간편화하고, 파편화된 기존의 은행앱 기능을 토스라는 슈퍼앱 하나로 해결했다. 심지어 뱅크 기능 뿐 아니라 증권, 자산관리 기능까지 하나의 앱으로 제공하고 있다. 그럼에도 기존 은행앱보다 훨씬 빠르고, 가볍다.

이제는 각 은행들이 뒤늦게 토스를 보고 따라가고 있는 형국이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기존 은행의 인력구성을 바꾸기가 쉽지 않고, 슈퍼앱 전략을 성공시킬만한 기술력(인력) 확보도 불가능할 것 같다.

갑자기 나온 유니콘?

이와 같은 전세 역전의 상황은 갑자기 나온 것이 아니다. 이미 몇년전에 기존 은행가는 인터넷뱅킹에 먹힐 수 있다는 긴장감에 휩싸인적이 있다. 카카오뱅크는 처음 출범할 때 KB은행에서 15명의 인원을 파견했다고 한다. 하지만 파견 기간이 끝난 이후에도 원대 복귀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들 인원의 원대복귀 거부는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처음 파견이 이뤄지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시점부터 이들이 KB은행으로 복귀할 생각이 없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이때라도 기존 은행들이 기술력 확보에 힘을 썼다면 지금과는 다른 상황이 됐을 수 있다. 기존 인프라와 고객, 인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외부의 변화를 바라만 보다가 자신들의 자리를 내준 꼴이 되었다. 카카오뱅크의 가입자수가 폭발적으로 늘어갈 때 기사 하나를 보았는데 젊은 세대들이 카카오뱅크에 가입한 이유가 카드가 예뻐서 라는 이유를 적은 기사였다. 설마 저 기사를 곧이곧대로 듣고 “우리도 예쁜 카드를 출시하자”라는 결론을 내지는 않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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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콘 대학

현재 대학들이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문제들은 너무나도 많다. 매년 나오는 학생들의 입시결과, 취업률, 교수 논문 개수 등 대학 외부에서 진행하는 대학 평가 항목들에 대한 관심만 있지 알맹이가 없다.

  • 입학 전형은 매년 바뀌는데 어떤 학생을 어떻게 뽑았을 때 가장 좋은 아웃풋을 냈나
  • 입학 등급이 비슷한 경쟁 학교, 학과가 어디인지 그 학교보다 우위에 서서 학생들을 먼저 확보하려면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할까
  • 교수가 학생들을 잘 지도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런 교수에게 적절한 보상을 하고 있는가?
  • 이전부터 해왔다는 이유로 불필요한 행정 낭비를 하고 있지는 않은가?

대학들이 위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수많은 전문가, 교수들이 위와 같은 내용을 소재로 각자의 주장을 한다. 하지만 내가 대학에 있던 5년 동안 위와 같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알맹이, 즉 실질적인 데이터를 보는 사람이 없었다. 결국 유니콘이 되기 위해서는 토스가 그랬던 것처럼 타 대학보다 우월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집착이 필요하다.

하지만 기존 대학들 중에는 유니콘이 나오지 않을 것이다. 기존 은행들이 그랬던 것처럼 무엇이 문제인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고, 문제를 알고 있다 하더라도 해결할 역량도 변화를 하겠다는 의지도 없다. 이제 대학을 떠나는 상황에서 나 또한 기존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스스로도 포기하고 떠나는 입장에서 무슨 할 말이 있겠냐마는 언젠가는 대학에도 유니콘이 나오길 기대하고, 기회가 있다면 그 유니콘의 등장에 나의 역량을 보탤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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